버슨-마스텔러의 타이레놀 위기 관리는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모범적 이슈관리 케이스다. 1982년 미국 진통제 시장의 37%를 차지하던 타이레놀에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독극물이 투입돼 관련사고로 7명이 사망한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 존슨앤존슨의 제임스 버크 회장은 버슨-마스텔러와 함께 즉각적 위기대응 체제로 돌입하여 즉각 관련 광고를 중단하고 2천2백만 병을 전량 회수하는 한편 지속적 여론조사로 사태를 파악 이에 대응했다. 또한 사건이 일단락 되고 나서는 새로운 포장방법으로 위험을 사전 차단한 타이레놀 제품에 대한 전격적인 홍보에 나서 6%로 추락했던 시장점유율을 35%까지 다시 끌어올렸다.
올 4월 현대캐피탈의 정태영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해커에 의해 현대캐피탈 고객정보가 유출됐기 때문이다. 다양한 회원가입과 인터넷 관련 서비스로 인해 이렇게 해킹에 의한 고객 데이터 유출 관련 사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 대부분 기업은 경찰 등에 빠른 신고로 관련 해커 검거 및 데이터의 잘못된 사용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대캐피탈과 같이 정공법으로 회사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고 정확한 현황을 밝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평소에도 트위터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창의적인 마케팅과 상품개발을 통해 현대카드를 성공시켜온 정사장의 소신이 또 한번 적용된 사례였다.
여기서 두 기업의 위기대응에 대한 동일한 자세를 볼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이슈관리에 대해 CEO가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고 의사결정 하는 한편 기업의 사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적극 알려 결과적으론 고객의 신뢰를 다시 얻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타이레놀 사태에서 30여 년이 지난 지금 기업은 끊임없는 내외부의 요소로 인해 다양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기업의 가장 근본에서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직원들의 불친절부터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의 하자와 이를 운송하는 운송수단의 사고, 마케팅 방법에 대한 비난 그리고 고위 임원들의 부정까지 이 다양한 위기에 대해 기업이 대응해야 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회사의 CEO가 나서 위기 테스크 포스를 결성하고 유연한 사고를 통해 빠르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결정 이를 실행하는 것이다. 물론 위기에 대응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 준비라는 것을 말할 나위도 없다. 기업의 근본적인 건전한 사업모델과 인재관리, 윤리경영과 같은 기본적 기업 경영 철학의 준비라는 대전제 이외에도 기업이 사업을 하면서 맞을 수 있는 다양한 위기에 대해 파악해 보고 이를 대응할 솔루션을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 바로 위기 관리의 핵심이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위기를 사전에 준비하기 위해 매뉴얼을 개발하고 교육한다. 임원들이 1년에 한번씩 이러한 위기 교육을 받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민방위교육과 같은 ‘위기 관리 시뮬레이션’의 진행은 더 이상 하면 좋고 안 하면 할 수 없는 사안이 아니다.